연중 제22주일 (8월 28일)
마태 16,21-27

이동철(대건 안드레아) 신부, 인동성당 보좌

21 그때부터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반드시 예루살렘에 가시어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흗날에 되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밝히기 시작하셨다.  22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23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24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5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26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  27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천사들과 함께 올 터인데, 그때에 각자에게 그 행실대로 갚을 것이다.

오늘 복음은 크게 세 단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 예고. 둘째, 예고에 대한 베드로의 반응과 예수님의 꾸짖음. 셋째, 예수님을 따르는 자세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 예고
마태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수난과 부활을 세 번에 걸쳐 예고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만나는 장면은 첫 번째 예고에 해당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구원의 결정적 사건이 될 당신의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시기 전 산상설교, 비유이야기, 여러 기적을 통해 제자들을 준비시키십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제자들 중 하나인 베드로의 그리스도 고백을 통해 제자들이 세상 사람들과는 달리 당신에 대해 알고 있고 믿음이 있음을 확인하십니다. 그리고는 당신의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십니다.

예고에 대한 베드로의 반응과 예수님의 꾸짖음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이 첫 번째로 예고되자 베드로는 당황합니다. 자신이 금방 예수님을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시라고 고백을 했지만 베드로는 이내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반박하고 나섭니다. 이는 아직 베드로도 세상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임을 알려줍니다. 당시 유다인들은 자신들의 구원자는 로마의 압제에서 자신들을 구원해 줄 세상의 통치자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추측컨대 베드로도 그러한 세속적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런 베드로의 생각을 예수님께서는 꾸짖으십니다. 베드로에게 ‘사탄아 물러가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는 베드로의 잘못을 꼬집으십니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예수님을 따르는 자세에 대한 가르침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믿기는 하지만 아직 세속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제자들에게 당신을 따르는 자세에 관하여 말씀하십니다.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즉 당신을 따르는 길,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길에는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말씀이십니다. 우리를 창조하신 하느님 아버지의 영원한 생명에로 가기 위해서 우리는 세상이 우리에게 주는 고통들을 잘 이겨내어야 합니다. 구원에로 가는 길에 세속적인 것들이 우리를 방해합니다.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에게 다가오는 세상의 고통들을 잘 짊어지고 가야 합니다.

우리도 베드로처럼 예수님을 믿고 그리스도라 고백하며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신앙생활로 봉헌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유혹과 고통이 존재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뜻을 알려주는 성경과 성사, 그리고 교회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성경을 통해 하느님의 뜻을 알아듣고 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은총을 몸소 체험하고 교회의 가르침에 맞추어 우리의 삶을 가꿀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가르침과 은총의 도구들을 통해 우리는 일시적인 세상의 고통들을 잘 이겨내고 하느님 아버지께서 주시는 영원한 생명에로 한 발 더 다가서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