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인동본당 소공동체 모임에 드리는 본당신부의 편지
찬미예수님!
착하고, 주님 믿고 열심히 살아가려고 하는 우리 교우 여러분들께 본당신부가 인사올립니다.
사순시기가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이 풍성히 내리는 시기라면 부활절은 그 자비와 은총이 열매 맺고 그 기쁨을 우리가 함께 나누며 기뻐하는 시기가 될 것입니다. 예수님 때문에 행복해지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바라고, 저도 이번 부활과 함께, 더 마음 넓고 주님과 신자들을 더 많이 사랑하는 본당신부가 기도하고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얼마 남지 않은 사순시기를 서로 열심히 기도해주고 선행을 나누며 잘 살도록 합시다.
형제 자매 여러분!
하느님은 늘 희망적인 분이십니다. 아담과 하와의 범죄 후에도 그분은 뱀의 후손에 대한 여인의 후손의 승리를 미리 알려주셨고, 형제를 죽인 카인에게조차 그를 함부로 해치지 못하도록 표시를 남겨주셨으며, 노아의 대 홍수 끝에 하느님은 다시는 물로 심판하지 않으리라 하시며 하늘에 무지개를 걸어 주셨습니다. 인간을 만드신 분이시기에 인간에 대해 가장 잘 알고 계신 분이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내가 내 자신을 아는 것보다, 내가 내 앞날을 예견하는 것보다, 하느님께서 더 잘 나를 아십니다. 그런데 그 하느님께서 인간을 사랑하시고, 그 인간의 죄와 나약함에도 불구하고 그 인간을 믿고 기대하시고 ‘두려워하지마라. 실망하지 마라’ 하시며 항상 우리 편에 서 계셔주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다고 해서 하느님께서 당신 아들을 버리신 것이 아님을 잘 압니다.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예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죽으실 수 있었던 것처럼, 성부께서는 당신 아들의 죽음마저도 참아 받으실 만큼, 그 아들이 사랑하고, 당신 아들이 목숨바치는 이들을 당신도 당신 아들 안에서 사랑하시는 것입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다이아몬드가 가공 대상이 되는 이유는 다이아몬드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돌멩이라면 아무도 가공하려 하지 않는다.”(- 가토 다이조)
단순한 돌멩이라면 아무도 괜히 공들여 깍고 다듬고 하지 않습니다. 다이아몬드이기 때문에 그것이 귀한 보석이기 때문에, 그 보석의 아름다움을 그 찬란한 빛을 드러낼 수 있도록, 깍아 내고 연마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예수님께 참으로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다이아몬드보다 더 귀하지 않겠습니까?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여러 과정들은, 바로 예수님의 수난과 십자가에게서처럼, 부활을 향한 아름다운 몸짓인 것입니다. 물고기들에게 쉽게 주워 먹도록 떨어져 있는 먹이는 자칫 미끼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편하고 쉬운 길, 부담도, 수고도 없는 일, 거기에 인생의 유혹이 있고, 회복하기 어려운 실패가 있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일이 있다면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함께 하고,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 가장 소중한 일도, 예수님에게서처럼, 사람을 사랑하고, 이해하고, 용서하고, 기쁨과 행복을 함께 나누는 일일 것입니다. 우리는 그 소중한 가치를 예수님에게서 배우기에 여기 형제들과 함께 있고 함께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일 겁니다. 십자가만 쳐다보지 말고, 성당 뾰쭉탑만 올려다 보지 말고, 내 가까이에 있고, 내가 사랑하고 내가 섬겨야 할 내 이웃, 내 사람들을 바라보고 따뜻이 감싸 안아줘야 할 것입니다. 부활축일이 가까이 왔습니다. 우리의 믿음이 이 사순절을 통해 더욱 아름답게 다듬어지도록 노력해 봅시다. 서로 사랑합시다. 이왕이면 가까운 내 이웃부터 사랑합시다.
2006년 4월 초순에. 본당신부 서정섭 바르톨로메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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