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소공동체 모임에 드리는 본당신부 인사
찬미예수님! 오늘 소공동체 모임에 참석해주신 우리 형제 자매님들께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보통은 늘 참석하시던 분들만 참석하곤 하는데, 오늘 혹시 반가운 새 얼굴이 오셨는지요? 그렇다면 박수라도 한번 쳐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몸이 멀면 마음도 멀다고 하지 않습니까! 자주 만나고 자주 인사하고 대화하고 하면서 우리의 믿음도 점차 진짜 믿음으로 커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말 단어 중에 참 좋은 말, 아주 정겨운 단어가 있지요. “우리”라는 말입니다. “나”나 “너”처럼 똑부러지는 외로운 느낌의 말이 아닌, 푸근하고 “우리”라고 말함으로써 이미 서로에게 의미있는 사람들이 되게 해주는 그런 말이지요. 예, “우리”는 정말 서로에게 좋은 “우리”, 고마운 “우리 교우”가 되어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2001년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있었던 일이랍니다. 42세의 중년 남자가 8층 건물 옥상에 서 있었습니다. 그사람은 사업을 하다가 완전히 망했고, 희망도 없고, 가족들에게 더 큰 상처를 주느니 차라리 목숨을 스스로 끊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 생각한 것입니다. 그리고 정말로 건물 꼭대기에서 뛰어내렸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가 자살을 위해 뛰어내렸지만 그는 마침 그 건물 밑을 지나던 노점상의 포장마차 위로 떨어져 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그 자신은 목숨을 구하게 되었는데, 불행하게도 포장마차에 ‘꽝’ 소리가 나자 노점상 주인은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서다가 지나던 차에 치여서 그 자리에서 숨지게 된 것입니다. 또한 그 노점상 주인을 친 차는 또 놀라서 다른 차와 부딪히는 연쇄충돌을 일으키면서 대형사고로 번지고 말았습니다. 결국 이 사고로 인해 무려 15명이 숨지고 28명이 중상을 당하는 참극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정작 죽으려던 사람은 전치 3주의 경미한 부상만 당했다고 하니 이런 불행이 없지요.
자신의 불행을 잘못 대처했던 그 결과가 얼마나 다른 이들에게도 더 큰 불행과 고통이 되는지 보여주는 실례라고 하겠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쓰는 표현 중에 “행복 바이러스” “웃음 바이러스” 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사람이 행복해하고 한 사람이 먼저 웃음을 띄움으로 다른 이들에게도 마치 바이러스가 번져나가듯이 그렇게 행복과 웃음이 전달된다는 그런 의미의 표현입니다. 내가 하는 칭찬 한마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미안합니다.”하는 말들이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나쁜 감정이 아닌 사랑하고 믿어주는 마음을 함께 나누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은 요즘 웰빙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안 썩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방부제가 많이 들어갔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사과도 비닐도 썩어야 좋은 것이라는 판정을 받습니다. 성서에서도 주님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가족을 위해서, 이웃을 위해서, 교회를 위해서, 주님을 위해서 진정 썩을 줄 아는 사람들이 참 살이(웰빙)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오늘도 행복한 시간 많이 나누십시오. 아멘.
2005년 10월 3일
본당신부 서정섭 바르톨로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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