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주교 대구대교구 인동성당 :::

제 아들에게는 특별한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요즘같이 성비 불균형이 심한 때에 알아서 벌써부터 색시감을 물색해오니...
기쁘기조차 합니다.... 몇 살 이냐고요?
11살입니다....
변태 아니냐고요?
유비무환 이라는거 모르세요?
아들 키우시는 분들 ... 나중에 후회할 날이 올 겁니다.....하하하~~~

작년 겨울 토요일의 어느 날 아들을 데리고 구즉에 있는 장애인 복지재단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습니다.... 물론 억지로 데리고 갔지요...
때로는 하고싶지 않은 일이라도 꼭 해야만 하는 일이 있고...
때로는 그것이 신이 우리에게 부여한 의무라는 것을 가리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
그 곳에서 우리 아들놈과 비슷한 처지의 딸아이를 만났는데...
첫눈에도 부모에게 억지로 끌려 온 거라는 것을 알겠더군요
그 불만에 가득 찬 눈초리....
그래서 새삼스레 그 아이의 부모를 쳐다보게 되었는데....
아무런 말도 없이 묵묵히 아이들의 목욕을 시키고 계시더군요...
그 날 저는 아들에게 방 청소를 시키고 츄라이에 밥을 떠서 어린 동생들의 식사를 도우며...
목욕을 시키는걸 거들게 했습니다...
그렇게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으례히 일하다 부딛히면 어른들끼리 눈웃음이라도 보내고
자연히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 아이의 부모는 말 한마디 안하시더군요...
여기에 오시는 분들치고는 너무도 말이 없으셔서...
그래도 마음이 따뜻한 분이시겠지.... 생각은 했지만....
밤이 늦도록 말씀이 없으시자... 상당히 무뚝뚝한 분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오해는 헤어질 즈음에 풀리게 되었는데....
일을 마치고 떠날 즈음에 그 곳을 맡고 계시는 목사님과 인사를 하는데...
그분들은 선천성 농아부부였습니다..
목사님과 수화를 하고 계셨는데...
참 아름답더군요....
그래서 목사님께 물어 보니 그 분이 저와 같은 엑스포 아파트에 사시고 제 아들놈과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아들에게 물어 보니 학교에서 본 적이 있다고... 그런데...
챙피해서 이야기를 안했다고 하더군요...

그 해의 12월에 아들 생일날이 돌아와 제가 그 여자아이를 저희집으로 초대했습니다.
생일 파티를 열어 주면서 그 여자아이에게 커다란 곰 인형을 하나 선물로 주었는데...
뜻밖의 선물을 받고 참 기뻐하더군요...
제 마음도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 달 크리스마스에 우리 아들은 산타 할아버지에게서 로봇으로 변신하는 자동차를 선물로 받았고..
똑같은 산타 할아버지가 그 아이의 집으로 겨울 털옷을 하나 발송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오후에 구즉에 다시 갔는데...
그 곳에서 그 여자아이의 가족을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희를 보더니 먼저 인사를 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인사를 하는데...
제가 수화를 몰라서 뭔 말을 할 수가 없더군요...
그런데... 그 여자아이가 쪼르르... 오더니....
제 손을 잡고 부모에게로 인도하더군요...
그리고 그 아이의 아빠께서 제게 수화를 하는데....
"아빠가 아저씨께 고맙다고 전해달래요"
"저희집으로 한 번 초대를 하고 싶으니... 와 주셨으면 한데요"
그래서 약속을 정했고 그 분의 집에서 저녁을 함께 먹고...
저희집에서 차를 한 잔씩하고 서로 가족 소개를 하게 되었는데...

그 후로 저희 가족과 절친하게 지내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아들놈은 그 아이의 집에서 숙제를 하고 온다고 자고 오기도 하고...
딸아이는 저희집에서 컴퓨터를 하고 놀고....
자고 가기도 하지요....
그렇게... 두 아이가 함께 친구가 되어서 놀게 된지 .... 1년이 되어가는데...
둘이서 방에 들어가 놀면 무슨 짓을 하는지 갈수록 소리가 들리지 않는 날이 많아졌고....
급기야는 요즘은 아예 말소리가 들리지 않더군요...
그래서 며칠 전 제가 너무 궁금하여 아들놈 방을 살짝 열고 봤더니......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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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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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를 주고받고 있었습니다....

가슴이 뭉클하더군요...

요며칠 아들놈에게 수화를 좀 전수받고 있는데..
구박이 말이 아닙니다....
"아빠... 내가 가르쳐줬잖어...벌써 잊어 먹었어?"
"쩝~~~"

우리가 진정으로 우리의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 ......
그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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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째딸 잘 크고 있나 여쭤봤습니다...^^
너무 잘크고 있고 예뻐 죽겠다고 말씀하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