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추운 겨울 날 두 사람이
히말리야 산 속을 걷고 있었다.
한참을 걷던 중 그들은 하얀 눈길 위에
쓰러져 있는 병자를 발견했다.
"이 사람을 도와주면 우리까지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습니다.
저렇게 죽는 것도 저 사람의 운명이니
그냥 갑시다."
"어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고도
지나 칠 수 있겠습니까?
우리 함께 이 사람을 도와줍시다."
"산 속에서 얼어죽기를 자처하란
말입니까?
도우려면 당신 혼자 하시오."
한 사람은 외투의 깃을 세우며
눈보라 속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뒤에 남은 사람은 병자를 등에 업고
힘겹게 발을 내딛었다.
지치고 배고픈 몸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눈보라 속을 헤쳐 나갔다.
땀을 뻘뻘 흘리며 죽을 고생을 다해
산을 넘었다.
목적지에 다다른 그는 '이제 살았구나'라는
생각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때 무엇인가 그의 발에 걸렸다.
병자를 두고 앞서 가 버린 사람이었다.
아무리 흔들어 깨워 봐도 그는
이미 죽은 상태였다.
혼자 간 사람은 추위를 견디지 못해
죽었지만 병자를 업은 사람은 서로의
체온으로 살 수 있었던 것이다.
병자를 업고 산을 넘은 사람은 인도의
유명한 성자 선다 싱이다.
부유한 시크교도의 셋째 아들로 태어난
그는 보장 된 부와 지위, 가족들을
뒤로 한 채 생을 마감할 때까지
4개 대륙의 20여 나라를 순례하며
무소유의 삶을 살았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손길을 따뜻하게
보듬는 선다 싱의 마음이 한겨울
히말라야의 추위를 녹은 것은 아닐까.
출처 : 월간 좋은 생각
|
이진희 |
|
